[여적] 명예로운 항명(200613)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은 해리 트루먼 미 대통령과 갈등을 겪었다. 중공군 참전이 계기였다. 공산주의 타도가 목표였던 맥아더는 확전을 원했다. 북한·만주·연해주에 원자폭탄을 투하하자고 요청하고, 장제스의 중화민국군 참전을 주장했다. 트루먼은 소련 개입을 우려해 휴전을 원했다. 결국 트루먼은 맥아더를 해임했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관례를 깬 것이다. 맥아더뿐 아니라 미국에도 불명예였다. 명령 복종은 군인의 의무다. 항명은 곧 해임을 뜻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명령이 명백히 부당하거나 헌법상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 경우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4월,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함장 브렛 크로지어는 ‘선원을 하선시켜 달라’는 서한을 해군에 보냈다. 항모 내 코.. 더보기 [경향의 눈10] 조지 플로이드가 소환한 것들(200611)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조지 플로이드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4000만명이 넘는 미국인 중 한 명이었다. 식당 겸 나이트클럽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하다 실직했다. 운명의 날인 지난 5월25일, 그는 위조지폐로 담배를 사려 했다. 흉기를 지니지도 않았다. 경찰을 위협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은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진 그의 목덜미를 무릎으로 8분46초간 눌러 살해했다. “숨을 못 쉬겠다”고 10여차례나 애원했건만 허사였다. 키 193㎝·몸무게 100㎏이 넘는 거구였기 때문일까. 흑인이어서일까. 아니면 과거 무장강도 전과 때문일까. 이 어느 것도 경찰의 야만적인 폭력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누구든 20달러 위조지폐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는 없다. 관행이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 더보기 [여적] 라파예트 광장(200610) 미국 백악관 북쪽에는 좁은 도로와 접한 공원이 있다. 라파예트 광장(Lafayette Square)이다. 프랑스 후작으로 의용군을 이끌고 미 독립전쟁에 참전한 드 라파예트의 이름을 땄다. 공원 네 모퉁이에는 라파예트를 비롯해 독립전쟁에 참전해 공을 세운 외국인 영웅 4명을 기리기 위한 동상이 세워져 있다. 19세기 중반 미국 조경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드루 잭슨 다우닝이 공원으로 개발했다. 그 전까지는 경마장, 묘지, 동물원, 노예시장, 군대 야영지 등으로 쓰였다. 백악관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라파예트 광장은 ‘시위 1번지’로 유명하다. 백악관 앞 시위는 그 상징성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시위객들이 몰려든다. 과거 유신정권과 광주민주화항쟁 때 한국의 재.. 더보기 이전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2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