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51]오웰이 지금 한국에 산다면(2016.07.26ㅣ주간경향 1186호) 존스의 매너 농장에는 메이저라는 늙은 수퇘지가 있다. 메이저는 농장의 동물들에게 인간의 착취와 학대에 대해 반란을 일으킬 것을 호소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는다. 메이저의 가르침은 수퇘지 스노볼과 나폴레옹에게 전해진다. 그들은 다른 동물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농장을 장악한다. 농장 이름도 ‘동물농장’으로 바꾼다. 스노볼과 나폴레옹은 다른 동물들에게 ‘7계명’ ‘동물주의’를 가르치며 세력을 키워간다. 농장을 빼앗긴 존스는 이웃의 도움으로 농장을 되찾으려 하지만 실패한다. 스노볼과 나폴레옹 간 권력 다툼이 심해지지만 나폴레옹은 자신이 교육시킨 아홉 마리 개를 동원해 스노볼을 내쫓는다. 그 뒤 돼지들이 중심이 된 회의체를 만들어 권력을 장악한다. 시간이 갈수록 돼지들은 서서 걷고 채찍을 들고 옷을 입는 등 .. 더보기 [편집실에서50]“같이 삽시다”(2016.07.19ㅣ주간경향 1185호)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 정의당의 노회찬 원내대표는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섰다. 그는 국회의원 세비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제안했다. “세비를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근로자 평균임금의 3배, 최저임금의 5배 가까운 액수입니다.” 그리고 가슴팍에 꽂히는 말이 나왔다. “같이 삽시다. 그리고 같이 잘삽시다.” 그의 말은 이어졌다. “평균임금이 오르고 최저임금이 오른 후에 국회의원의 세비를 올려도 되지 않겠습니까. 국회가 먼저 나서서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하는 모범을 만듭시다.” 그리고 7~8초의 침묵 뒤 ‘언어의 마술사’다운 한마디. “아무도 박수 안 치시네요.” 이 말을 한 그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고, 회의장 안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같은 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한상균 .. 더보기 [편집실에서49]EBS에 뻗친 검은 손(2016.07.12ㅣ주간경향 1184호) “교육부가 EBS를 관리해야 한다.” “EBS는 전반적으로 민주주의를 왜곡한 점이 많다.” EBS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은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게다. 전자는 새누리당 4선 한선교 의원의 말이다. 후자는 보수단체 자유경제원이 EBS에 항의하기 위해 보낸 공문 내용이다. 공통점은 EBS의 특정 프로그램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자초지종을 살펴보자. 우선 한 의원의 말이다. 그의 말은 6월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나왔다. 그는 이준식 부총리에게 “EBS가 아이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집어넣고 있다”면서 위의 말을 했다. 이 부총리는 “EBS는 독립적 기관이기 때문에 관리한다는 말씀을 드리긴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그게 문제”라며 “지금 말씀처럼 헐렁헐렁하.. 더보기 이전 1 ··· 174 175 176 177 178 179 180 ··· 2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