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적] 핀란드의 중립 포기(220517)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39년 11월30일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했다. 인구 370만명인 핀란드가 소련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토의 10%를 내주고 3개월여 만에 굴복했다. 하지만 발트3국과 달리 소련에 재병합되는 운명은 피했다. 이런 경험은 핀란드가 종전 후 중립국을 선택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1948년 소련과의 우호조약으로 중립국 지위를 인정받은 핀란드는 마셜플랜을 거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대신 소련이 국내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강대국의 눈치를 보면서 자국의 이익을 양보하며 국가를 유지하는, ‘핀란드화(Finlandization)’라는 국제정치 용어가 나온 배경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핀란드를 여러 차례 소환하고 있다. 전쟁 초기 에마.. 더보기
[사설] 배달노동자 산재 보상 확대한 ‘전속성’ 요건 삭제 환영한다(220511) 배달노동자나 대리기사 같은 플랫폼노동자들이 산재보험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는 지난 9일 플랫폼노동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노동자)에게 적용하던 ‘전속성’ 요건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특고노동자가 산재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특정 기업에서 일정 시간 이상 노동했다는 이른바 전속성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동안 플랫폼노동자들은 이 조항에 막혀 산재보험에 가입하고도 보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고노동자들의 숙원이 받아들여져 다행이다. 특고노동자들은 당초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들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청에 따라 특례조항을 신설해 산.. 더보기
[여적] 판결문 유출(220505) “대통령들은 오고 가지만 연방대법원은 영원하다.” 미국 27대 대통령 윌리엄 태프트의 이 정의보다 미 연방대법원을 잘 설명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최장 8년인 대통령 임기에 비해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을 부러워하는 것만은 아니다. 행정부(대통령·부통령), 입법부(상·하원의원)처럼 선출직은 아니지만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헌법기관이어서다. 판례로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의 방향을 결정하는 영미법계의 전통에서 연방대법원의 위상은 도드라진다. 간혹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없지 않지만 연방대법원이 정의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이유다. 흑인 민권운동의 도화선이 된 ‘브라운 대 토피카 교육위원회’(1954년), 낙태권을 기본권으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1973년) 판결 등 숱한 판결들이 미국 사회의 물줄기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