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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사과의 요건(211129) 역대 대통령 중 박근혜만큼 사과로 물의를 일으킨 이는 없다. 무엇보다 ‘대리(대독)’ 사과로 유명했다. 2013년 취임 후 김용준 총리 후보자 등 장차관급 6명이 도덕적 결격 사유로 무더기 낙마했다. 그때 사과문은 허태열 비서실장 명의였고, 김행 대변인이 대신 읽었다. 그해 5월 미국 방문 중 일어난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태’ 때는 이남기 홍보수석이 대독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는 삼성서울병원장이 먼저 대리 사과를 했다. 2016년 말 최순실 의혹이 터졌을 때는 ‘녹화’ 사과로 분노를 자아냈다. 정치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사과인지, 아닌지 알쏭달쏭할 때가 많다. 사과하는 모양새만 드러내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속성 탓이다. 사과의 생명은 타이밍과 진정성이다.. 더보기
[여적] 문어도 아프다(211124) 문어는 무척추동물 중 가장 지능이 높다. 말 잘 듣는 애완견 수준이라고 한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은 문어가 인간과 얼마나 잘 교감하는지를 보여준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문어 파울이 점쟁이로 유명해졌다. 우승팀을 포함해 8번의 경기 결과를 모두 맞힌 것이다. 문어는 음식으로도 인기다. 살아 있는 문어를 데친 문어숙회는 경북 북부지역에서 제사상에 빠져서는 안 될 정도로 대접받는다. 영국 정부가 최근 문어·오징어 같은 두족류, 바닷가재·게 같은 십각류에도 동물복지법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어류도 고통을 느끼니 살아 있는 상태로 요리하지 말라는 말이다. 인간과 동물의 공통점 중 하나가 고통을 느끼고, 고통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동물에게 부당하게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된.. 더보기
[사설] 미 “베이징 올림픽 외교 보이콧 검토”, 시험대 선 한국 외교(21112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 중이라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 사흘 만에 나온 외교적 강수다. 베이징 올림픽이 미·중 갈등의 새 불씨로 등장한 것이다. 보이콧이 현실화할 경우 미·중 갈등이 악화될 게 뻔하다. 베이징 올림픽을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계기로 삼으려는 정부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된다. 외교적 보이콧은 선수단은 파견하되 정부 차원의 사절단은 보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화할 경우 전면 보이콧 못지않은 파장을 낳을 수 있다. 미국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소련의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전면 보이콧은 1980년대 미·소 간 심각한 군비경쟁으로 이어졌다. 물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