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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칼럼

[편집국에서6]김영철의 뉴욕행, 조지 슐츠의 모스크바행(180601)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다.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불과 13일 앞두고서다. 세 번째 만남이지만 그 의미는 앞의 두 번과 비교가 안된다. 만남 자체가 회담의 청신호다. ‘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없애는 쐐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예상 밖의 기대감까지 일게 한다. 33년 전 미·소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1985년 11월4일 조지 슐츠 미 국무장관은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회담을 꼭 보름 앞둔 때였다.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고르비)는 11월19~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터였다. 슐츠는 왜 모스크바로 날아갔을까. 1985년 미·소 정상회담은 .. 더보기
[편집국에서5]체임벌린의 시간, 문재인의 시간(180427) 남북이 ‘3·5합의’를 이끌어내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성과를 깎아내리는 데 바빴다. 그는 3월7일 페이스북에 “남북회담 합의문을 보니 1938년 뮌헨회담을 연상시킨다. 당시 영국 체임벌린 총리는 히틀러의 수데테란트 합병을 승인해주고 유럽 평화를 이룩했다고 했지만, 이는 히틀러의 속임수에 불과했다”고 썼다. 28일에는 “문재인 정권의 위장평화쇼”라고 했다. 홍 대표가 남북 합의를 “속임수”와 “위장평화쇼”라고 평가절하하는 이유는 문 대통령에게 ‘체임벌린 이미지’를 씌우기 위함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리니, 안보를 강조해온 보수 야당으로서는 좌불안석일 터이다. 더욱이 두 회담에서 정전협정을 종전협정 등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결과가 나오는 일은 상상조차하기 싫을 법하다. 홍 대표가.. 더보기
[편집국에서4] 또 하나의 워싱턴대행진((180323) 지난 13일 미국 수도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 잔디밭에 신발 7000켤레가 놓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헝가리 파시스트에 의해 죽은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수도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변에 설치된 신발 조각을 연상케 했다. 그런데 신발 숫자가 60켤레인 헝가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다. 누구를 추모하려는 퍼포먼스일까. 7000이라는 숫자는 무엇일까. 사실을 알고는 말문이 막혔다. 2012년 12월14일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참사 이후 숨진 어린이 숫자였다.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5년 동안 어린이 7000명이 총기로 숨진단 말인가. 1년에 1300명꼴이다. 하루에 3~4명이 총기에 희생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조사니 믿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자고 일어나면 총기사고가.. 더보기
[편집국에서3]되살아나는 둠스데이 악몽(180209) 미국과 옛소련 간 냉전이 한창일 때 ‘둠스데이 머신(Doomsday Machine)’이라는 게 있었다. 핵전쟁으로, 말 그대로 인류 파멸의 날이 왔을 때 작동하게 만든 행동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미국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옛소련을 궤멸시키면 옛소련의 둠스데이 머신 ‘죽음의 손(Dead Hand)’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남은 옛소련의 핵미사일이 미국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미국의 둠스데이 머신이 작동한다. 문제는 실제로 작동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도 1945년 8월 인류의 첫 원자폭탄 투하 이후 70여년간 둠스데이는 오지 않았다. 물론 아찔한 순간은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미 행정부가 군비경쟁에 한창 열.. 더보기
[편집국에서2]트럼프의 ‘왝 더 독’ 전략(180105)  “나보고 전쟁을 조작하라고?” “아니, 실제 전쟁이 아니라 ‘전쟁 쇼’ 말이야.” 재선을 위한 대선을 10여일 앞둔 미국 백악관에 비상이 걸린다. 대통령의 여학생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언론은 이미 냄새를 맡은 상태다. 상대 후보에 앞서고 있지만 곧 역전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일이다. 백악관은 그 방면의 최고인 스핀닥터를 고용한다. 스핀닥터는 정치홍보전문가를 말한다. 그는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와 손잡고 가짜 전쟁을 만들어낸다. ‘전쟁 쇼’는 위력을 발휘한다. 대통령의 성추문 뉴스는 뒷전이고, 대통령은 재선된다. 1997년에 제작된 미국 블랙코미디 영화 줄거리다. 영화 제목 ‘왝 더 독’은 개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이다. 주객전도.. 더보기
[편집국에서1]미투 그리고 앨라배마(171201) 지난 11월29일 아침(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의 간판 앵커 맷 라우어(60)의 해고 소식이 전해졌다.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라우어는 1952년 시작된 NBC 아침 뉴스·토크쇼 를 21년 가까이 이끈 최장수 진행자였다. 그날 방송 첫머리에 동료의 해고 소식을 전해야만 했던 여성 공동 진행자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믿고 의지했던 동료가 성추행범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당혹스러운 일인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라우어는 지난 10월 중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폭로를 계기로 시작된 ‘미투(나도 당했다)’ 캠페인으로 몰락한 유명인 중 한 명일 뿐이다. 자고 나면 두툼해지는 성추행범 명단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93)이다.. 더보기
[여적]다빈치의 예수(171117) 역시 다빈치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500여년 전에 그린 예수 그림이 미술품 경매 역사를 다시 썼다. 다빈치가 1500년 무렵 그린 ‘살바토르 문디(구세주)’가 지난 15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경매와 개인 간 거래를 통틀어 사상 최고가인 4억5031만2500달러(수수료 포함·약 4960억원)에 낙찰됐다. 가로×세로 45.4㎝×65.6㎝인 이 작품은 푸른 로브를 입은 예수가 오른손을 들고 있고, 왼손에는 수정구를 들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이 작품이 경매 전부터 관심을 끈 것은 현존하는 작품이 20점도 안되는 다빈치의 유화 중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수의 얼굴은 다빈치의 대표작 ‘모나리자’와 닮았다. 이 작품의 재발견과.. 더보기
[여적]32살의 백악관 실세(1711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백악관 진용 중 주목을 덜 받은 이가 스티븐 밀러 선임정책고문(32)이다. 트럼프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당선의 1등 공신 스티브 배넌에 비하면 밀러의 이력은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게다가 나이까지 어리다.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조차 당시 “서른한 살이라고?”라며 언론에 투덜댈 정도였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10개월 만에 그는 트럼프의 오른팔로 성장했다. 당초 그 자리의 주인은 배넌이었다. 배넌이 지난 8월 백악관 내 권력투쟁에 밀려 떠나자 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국내외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인물이 된 것이다. 켈리앤 콘웨이 고문은 백악관 내 그의 영향력에 대해 “우리끼리 보험을 들라면 밀러에게 줄을 대야 한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고 .. 더보기
[여적]세계를 흔든 세 문장(171103) 이스라엘과 아랍 간 중동분쟁의 기원은 1차 세계대전(1914~1918)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구 식민 열강들에 1차 대전은 영토쟁탈전이나 다름없었다. 오스만튀르크 통치하의 중동지역도 열강의 큰 먹잇감이었다. 열강은 중동분쟁의 불씨 세 개를 남겼다. 아랍민족의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한 맥마흔선언(1915), 영국·프랑스·러시아가 분할통치하기로 한 사이크스피코협정(1916),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 건국을 처음 약속한 밸푸어선언(1917)이다. 특히 밸푸어선언은 중동분쟁의 출발점이 됐다. 아랍민족의 독립이라는 기존의 약속을 뒤집고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자는 민족주의 운동인 시오니즘에 불을 댕겼기 때문이다. 반면 아랍 독립에는 찬물을 끼얹었다. 1917년 11월2일, 당시 영국 외교부장관 아서 밸푸어.. 더보기
[여적]케네디 암살 비밀문건(171028)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암살은 미스터리 드라마 같다. 케네디는 1963년 11월22일 낮 12시30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카퍼레이드 도중 리 하비 오즈월드가 쏜 2발의 총탄을 맞아 숨졌다. 오즈월드는 이틀 뒤 교도소로 이감되기 위해 경찰서를 나오다 나이트클럽 주인 잭 루비가 쏜 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됐다. 루비는 교도소 수감 중이던 1967년 1월3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케네디 암살을 조사한 워런위원회는 1964년 9월 오즈월드 단독범행이며 오즈월드는 어떠한 음모론과 무관하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음모론에 불을 댕겼을 뿐이다. 대표적인 음모론은 미 중앙정보국(CIA) 배후설, 소련과 쿠바 정부 배후설이다. CIA 배후설의 근거는 미국의 쿠바 피그만 공격(1961년) 때 CIA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