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가 쓴 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경향의 눈7]존 삼촌과 트럼프의 핵 집착증(171026) 대통령이 되기 전 도널드 트럼프가 핵 관련 언급을 할 때 자주 입에 올린 이가 있었다. 존 삼촌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두 달쯤 뒤인 2015년 8월 말,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삼촌은 내게 핵 이전의 핵에 대해 얘기해주곤 했다.” 2016년 3월 CNN 인터뷰에서 “핵확산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아니다. 난 다른 어떤 것보다 핵무기를 싫어한다. 내 삼촌이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해주곤 했다.” 트럼프 삼촌 존(1985년 사망)은 유명한 공학자이자 핵물리학자였다. 40년 가까이 MIT 교수를 지냈다. 부동산 개발업자로 성공한 트럼프에게 삼촌은 특별했다. 똑똑함의 상징이자 가문의 자랑이었다. 삼촌의 피가 자신에게도 흐르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 더보기 [여적]나도 당했다(171018) 두 단어로 된 해시태그가 소셜미디어를 달구고 있다. ‘미투(#MeToo)’다. “나도 성폭행 피해자다”라는 의미다. 성추행 및 성폭행에 반대한다는 강력한 의사 표현이다.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5) 성추행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 운동을 전개한 이는 미국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45)다. 밀라노는 지난 15일 트위터에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라면 ‘미투’라고 써달라”고 제안했다. ‘미투’ 트윗은 하루 만에 50만건 이상이 쇄도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도 60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가수 레이디 가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스캔들 주인공인 모니카 르윈스키 등 이미 알려진 유명인은 연대를 표했다. 할리우드 여배우들도 감춰온 과거를 앞다퉈 고백하고 있다... 더보기 [여적]래리 플린트(171017) 유명 성인잡지인 플레이보이(1953), 펜트하우스(1965)보다 출발이 늦은 허슬러(1974)를 1년 만에 유명하게 만든 이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오나시스였다. 케네디 암살 5년 뒤 그리스 부호 아리스토 오나시스와 재혼한 재클린은 파파라치의 주요 목표물이었다. 허슬러는 1975년 8월호에 나체로 일광욕을 하는 재클린의 사진을 실었다. 한 파파라초가 1971년 여름 오나시스 소유 그리스 해변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잡지는 날개 돋친 듯 며칠 새 100만부가 팔려나갔다. 1만8000달러를 주고 사진을 입수한 이는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75)였다. 대박을 터트린 플린트는 백만장자가 됐을 뿐 아니라 플레이보이의 휴 헤프너(2017년 사망), 펜트하우스의 밥 구초네(2010년 사망)와.. 더보기 [여적]쓰레기 수입(191013) 쓰레기도 다 같은 쓰레기가 아니다. 휴대폰이나 컴퓨터 같은 폐전자제품은 황제 대우를 받는다. 금이나 은 같은 노다지를 캘 수 있어서다. 금광석 1t에서는 약 5g의 금을 캘 수 있지만 폐휴대폰 1t에서는 약 150g의 금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은 3㎏, 구리 100㎏은 덤이다. 폐전자제품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금속 원자재를 만들어내는 산업이 ‘도시 광산업’이다. 자원 유출을 막고 수입도 거둘 수 있는 효자 산업이다. 쓰레기를 자원으로 재활용한 지 오래다. 2015년 전 세계에서 거래된 재활용 쓰레기는 1억8000만t으로, 870억달러(약 98조원)나 된다. 최대 쓰레기 수입국은 중국이다. 미국 쓰레기의 78%를 수입한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품 가운데 6번째로 비중이 높다. 그렇게 된 경위가 재미있다. .. 더보기 [여적]카터와 트럼프(171010) 1994년 북핵 위기를 푼 일등공신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다. 당시 북한은 플루토늄을 재생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추방하겠다는 카드로 국제사회를 위협했다. 북한의 핵개발을 두려워한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까지 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다. 카터는 그해 6월 전격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 핵동결 약속을 받아냈다. 카터의 방북 성과는 4개월 뒤 핵활동을 중단하면 경수로 2기 건설을 지원하겠다는 제네바 합의로 빛을 발했다. 대북 협상가로서의 카터의 면모가 부각되는 순간이었다. 카터는 클린턴 행정부에 먼저 방북 의사를 전달했다. 클린턴은 체면을 잃지 않고 사태를 해결할 적임자로 보고 그의 방북을 승인했다. 공식 특사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간 카터가 뜻밖의 성.. 더보기 [여적]검은 일요일의 극우(170926) 1991년 11월24일 치러진 벨기에 총선은 현대 유럽 정치사에 의미 있는 역사를 썼다. 극우정당 ‘블람스 블록’의 선전이다.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던 극우정당으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6%대를 득표했던 것이다. 그 결과 하원 의석은 기존 2석에서 12석으로, 상원 의석은 1석에서 5석으로 늘리는 대약진이었다. 1978년 벨기에 플레밍 지방의 분리독립과 반이민 등을 주장하며 창당한 극우 포퓰리즘 정당에는 역사의 이정표를 세운 날이다. 하지만 반대파들은 그날 받은 충격을 ‘검은 일요일’이라고 표현했다. 블람스 블록은 2004년 인종차별주의 정당이라는 이유로 해산되기 전까지 3번의 총선에서 약 6~12%를 득표했다. 블람스 블록의 부상은 1990년대 이후 극우 포퓰리즘 정당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프랑.. 더보기 [경향의 눈6]아웅산 수지에 대한 오해와 이해(170921) “우리는 미얀마와 미얀마의 인종 간 경쟁에 관한 복잡한 이야기에 대해 너무나 모른다. 아웅산 수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미얀마 실권자인 수지에 가장 정통한 서방 언론인으로 알려진 퍼걸 킨 BBC 기자의 말이다.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로힝야 무슬림에 대한 인종청소와 그에 대한 수지의 반응을 보면 이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가 아는 수지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다. 마하트마 간디, 넬슨 만델라, 테레사 수녀에 비견될 정도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철의 나비’로 불릴 만큼 가냘프고 아름답지만 강한 여성이다. 그런 수지가 달라졌으니 지지자들의 실망과 분노는 당연하다. 과연 수지는 두 얼굴을 한 야누스인가. 도대체 우리는 수지를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 걸까. 수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더보기 [여적]동물과 색깔(170918) 투우는 붉은 천(물레타)을 보고 돌진한다. 투우가 붉은색을 구별해서가 아니라 붉은 천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투우는 색맹이다. 하지만 대다수 동물은 인간처럼 다양하지는 않지만 색깔을 감지할 수 있다. 눈 뒤 망막에 있는 시세포 덕분이다. 시세포는 희미한 곳에서 어두운 빛을 감지하는 간상세포와 밝은 곳에서 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가 있다. 빛의 파장 차이를 구별해 색을 분별하는 감각을 색각이라고 한다. 인간에게는 빨간색, 파란색, 녹색 3가지 색각이 있다. 인간은 이 3가지 색각을 조합해 무지개색을 비롯해 다양한 색깔을 볼 수 있다. 물론 인간에게도 색맹이 있다. 남성 12명 가운데 1명꼴이다. 색각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먹이나 짝을 찾거나, 적으로부터 피신할 은신처를 찾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보다 더 많.. 더보기 [여적]로힝야와 국민(170914) 미얀마에서 종교에 기반을 둔 종족분쟁 로힝야 사태로 보름여 만에 수백명이 사망하고 37만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유엔 안보리는 이번 사태를 인도주의 위기로 보고 해결책 마련을 위해 1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종교와 종족 문제가 얽힌 모든 분쟁이 그렇듯 로힝야 사태는 간단하지 않다. 이 사태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를 꼽으면 불법이주자와 군부다. 로힝야는 미얀마 서부 벵골만에 연한 라카인주에 거주하는 무슬림을 통칭한다. 이들은 지금의 방글라데시에서 8세기부터 라카인주 지역에 노예, 노동력 등 다양한 형태로 들어온 뒤 원주민 라카인족(불교도)과 공존해왔다. 1948년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불법’으로 이주했다. 이번 사태 전까지 라카인주 거주 로힝야는 110만~120만명. 그런데 .. 더보기 [여적]수지 신화의 몰락(170912) “만약 미얀마 최고위직에 오른 정치적 대가가 침묵이라면 그 대가는 너무나 가혹하다”(데즈먼드 투투), “뉴스를 볼 때마다 미얀마 로힝야 무슬림들의 고통을 보는 내 가슴은 찢어진다”(말랄라 유사프자이). 남아공의 투투 대주교와 파키스탄의 유사프자이는 각각 1984년과 201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다.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비판하는 이는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75)다. 우호적이던 외신들도 비판 일색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수지를 “몰락하는 유산을 가진 손상된 우상”이라고 비난했다. 토론토스타는 “부끄러운 위선”이라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그의 노벨상을 박탈하자는 청원운동이 진행 중이다. 하루 만에 전 세계에서 40여만명이 참여했다. 왜 수지는 하루아침에 세계에.. 더보기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