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 녹색 식민주의(211013) 오늘날 ‘친환경’은 절대선이다. 그래서 친환경을 의미하는 ‘그린(green)’이 붙으면 무엇이든 각광받는다. 그런데 ‘그린’이 붙어도 부정적 의미를 지니는 말들이 있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이 대표적이다. 친환경과 거리가 먼데도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뜻한다. 기업이 제품 생산 중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하고 재활용 같은 일부만을 부각시키는 행위로,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다. 녹색 식민주의(green colonialism)도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다. 이는 선진국이 후진국의 토지나 노동력 등을 착취해 높은 생활기준을 성취하는 것을 이른다. 개발도상국의 식량생산력의 급속한 증대 또는 이를 위한 농업개혁을 일컫는 녹색혁명, 선진국의 독성 살충제와 플라스틱 폐기물 등의 후진.. 더보기 [여적] 추곡수매(211009) 해마다 이맘때면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게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쌀 재배면적과 생산량 통계다. 쌀값에 직접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농가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8일 올해 쌀 재배면적(0.8%)과 생산량(9.1%)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쌀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늘어난 것도 각각 2001년과 2015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쌀 재배면적은 쌀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생산량은 표본조사를 통해 파악하는데, 지역별 쌀 생산력이나 재배품종, 기후 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과거 국정감사 때 종종 엉터리 통계 논란이 일었는데, 실제 생산량이 통계와 차이가 나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쌀 작황이 호조라는 통계를 보는 농민의 입술은 바짝 타들어.. 더보기 [사설] 초동 수사 부실 책임 끝내 묻지 않은 공군 성추행 사망사건(211008) 국방부가 성폭력 피해 공군 이모 중사 사망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7일 발표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관련자 25명을 입건해 15명을 기소하고, 이들을 포함한 38명에 대해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동수사 부실로 물의를 빚은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고, 서욱 국방부 장관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며 창군 이래 처음으로 특임 군검사까지 투입한 결과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명백한 솜방망이 처벌이자 제 식구 감싸기다. 이 중사는 지난 3월 초 선임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신고했지만 군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던 5월 하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성폭력 발생부터 사후조치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당연히 초동수사 부실과.. 더보기 [사설] 한·일관계 외면한 채 납치자 문제만 언급한 기시다 총리(211006)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또 중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에 대해서는 중국이 CPTPP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1년여 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언급하면서도 한국은 쏙 뺐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가 없어 유감스럽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 전부터 아베 신조(安倍晋三) 노선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터라 한국 무시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기시다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 더보기 [사설] 55일 만의 남북 통신선 연결, 안정적 대화 마중물 되길(211005) 끊겼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4일 다시 이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10월 초 복원’ 의지를 밝힌 지 닷새 만이자 지난 8월10일 한·미연합훈련 실시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끊은 지 55일 만이다. 우발 상황에 대처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남북 연락선을 복원해 다행스럽다. 이번 통신선 재연결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하자 일주일 뒤에 공개적으로 통신선 복원 의지를 표명하고, 실제 이행했다. 이는 북한 또한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통신선 재개를 조심스럽지만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로 평가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 통신선 복원이 남북관계의 개선으로.. 더보기 [사설] 민주노총도 반대한 ‘노동 문외한’ 강경화의 ILO 사무총장 출마(211004)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냈다. 한국인이 ILO 사무총장 선거에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강 전 장관이 당선되면 노동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질 수 있다며 범부처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강 전 장관이 노동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전무하다며 ILO 사무총장 도전에 반대했다. 정부는 지난 1일 강 전 장관의 입후보를 밝히면서 그의 경력이나 유엔에서의 경험으로 볼 때 국제기구 수장 자격으로는 손색이 없다고 했다. 인정한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은 노동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전무하다. ILO가 국제 노동 기준을 제시하고 각국의 노동 현안을 논의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라는 점에서 보면 치명적인 단점이다. 차기 ILO 사무총장은 ‘포스트 코로나’.. 더보기 [사설] 새 일본 총리에 온건파 기시다, 한·일관계 전환점 기대한다(210930)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외무상이 29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됐다. 기시다 총재는 다음달 4일 열릴 임시국회에서 총리 선출 절차를 거쳐 총리로 취임한다. 기시다는 이날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에게 1표 차로 앞선 뒤 결선투표에서는 87표 차로 승리했다. 기시다는 2007년 아베 1차 내각 때 내각부특명대신으로 입각한 뒤 아베 2차 내각에서 4년7개월여 동안 외무상을 지냈다. 또 아베·스가 내각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 개헌에 찬성하고,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지지한다. 탈원전보다 원전 재가동 추진을 선호하며 대외정책에서도 미·일 동맹을 근간으로 대중국 압박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베 신조와 스가 히데요시 내각의 연장선이 될 공산이 크.. 더보기 [사설] 강제징용 첫 자산매각 명령, 이제 일본이 나서야(210929) 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압류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상표권과 특허권에 대한 매각 명령을 결정했다. 대전지법 김용찬 부장판사는 27일 강제징용 피해자 2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과 특허권 특별 현금화 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이 국내에 있는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 매각을 명령한 것은 처음이다. 미쓰비시 측이 즉각 항고 방침을 밝혀 당장 상표권과 특허권을 매각해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본은 현금화가 이뤄질 경우 한·일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예고한 터라 양국 관계 경색은 불가피하다. 이번 결정은 대법원이 지난 10일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자산압류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이후 이를 실제로 적용한 첫 사례이다.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비롯한 다른 전범기업들.. 더보기 [사설] 글로벌 기후파업서 나온 미래세대의 절규 “시스템을 바꾸자”(210925) 국내 청소년 기후활동가들의 모임인 청소년기후행동이 24일 글로벌 기후파업의날을 맞아 ‘기후시민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기후위기 당사자인 미래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정부 주도의 논의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 시스템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주최한 올해 기후파업의날 행사의 테마인 ‘시스템을 전복하라’(#UprootTheSystem)는 것에 따른 행동이다. 전 세계 1400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기후위기뿐 아니라 인종주의, 성차별, 불평등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관심과 행동도 촉구했다. 미래세대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배어 있다. 그만큼 각국 정부의 탄소 감축 움직임은 느리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 간 협의체(IPCC)가 2.. 더보기 [경향의 눈25] 괴상망측한 드라마(210923) 작가 존 스타인벡은 1960년 9월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미국을 일주하는 자동차 여행을 시작한다. 그의 나이 58세 때다. 75일간의 여행 막바지에 스타인벡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한 초등학교를 찾는다. 날마다 대서특필되던 흑인 등교 반대 시위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그해 2월 뉴올리언스 교육당국은 흑백 통합교육을 결정한다. 6년 전 연방대법원의 기념비적 판결인 흑백 간 학교 분리 배정 위헌 판결에 따른 것이다. 11월14일 6세 흑인 여자아이(미 흑인 민권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루비 브리지스)의 역사적인 등교가 시작된다. 맞불 반대 시위도 벌어진다.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백인 주부들이다. ‘응원단’으로 불리는 이들은 욕설과 야유로 유명하다. 오전 9시 정각 흑인 여자아이는 법원 집행관 4명의..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