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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기사

[월드 프리즘35] 모랄레스 축출 쿠데타 뒤에 미국이 있다(191202/주간경향 1354호) "내 죄는 원주민이자 좌파이고, 반제국주의자라는 것이다.” 지난 11월 10일(현지시간) 군 최고사령관의 사임 압박에 굴복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TV로 중계된 사임 연설에서 한 말이다. ‘원주민’, ‘좌파’, ‘반제국주의자’는 모랄레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2006년 원주민 최초로 대통령이 된 그는 약 14년간 사회주의 정책과 반제국주의를 발판으로 자국 내 뿌리 깊은 인종주의에 대항해 원주민을 해방시켰으며, 그들의 삶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그동안 갖은 특권을 누려온 백인들로서는 원주민 대통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미국과 다국적기업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자신의 뒷마당에 좌파 정권이 들어선 데 대해 줄곧 못마땅해했다. 다국적기업은 모랄레스의 주요 자원 국유화 정책으로 .. 더보기
[월드 프리즘34]선거를 돈으로 사게 할 수는 없다(191125/주간강향 1353호) 지난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의 몇 개 주에서 실시된 지방선거는 내년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이어서 ‘대선의 풍향계’로 주목받았다. 민주당이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고, 버지니아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뉴스가 머리기사를 장식했지만 이것 못지않게 의미 있는 결과가 시애틀 시의원 선거에서 나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지원한 후보에 맞서 승리한 크샤마 사완트 의원(46)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지원한 후보와 맞서 승리를 거둔 크샤마 사완트 미국 시애틀 시의원. 사완트가 지난 11월 5일(현지시간) 시의원 선거 당일 시애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사회주의자인 사완트의 승리는 골리앗을 이긴 다윗에 비유됐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할 여유가 없다... 더보기
[월드 프리즘33]거대자본 탐욕이 산림파괴의 주범(191118/주간경향 1352호) 20년 전, 할리우드 스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는 평범한 로펌 직원이 부도덕한 대기업과 법정소송을 벌인 실제사건에 바탕을 둔 영화다.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기업의 공장에서 유출하는 크롬 성분이 수질을 오염시켜 힝클리 마을 주민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조사와 주민 서명을 받아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한다. 결국 1996년 법원은 그 대기업에 미 법정 사상 최고액인 3억330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린다. 그 기업이 바로 해마다 캘리포니아 산불의 주범으로 꼽히는 공익회사 ‘퍼시픽가스&전기(PG&E)’다. 11월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파울라의 ‘마리아 파이어’ 산불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불의 주범은 550여만 .. 더보기
[월드 프리즘32] 나는 FBI 프락치였다(191111/주간경향 제1351호)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지난 8월 3일(현지시간)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격으로 22명이 사망한 사건 현장인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의 한 월마트 주차장에서 수사를 위해 차로 이동하고 있다. FBI가 정보원을 포섭해 극우단체를 사찰했다는 지난 10월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라 인종주의나 극우주의 등 이데올로기에 기반해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FBI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 AFP연합뉴스 “저격수 기술을 가르쳐 달라.” 시작은 몇 년 동안 보지 못한 지인이 보낸 페이스북 메시지였다. 이 메시지가 이후 6년간 미국 연방수사국(FBI) 정보원(프락치)으로 활동하게 한 올가미가 될 줄 몰랐다. 미 육군 최고 저격병으로 복무하던 크리스 스티븐스는 2012년 6월 어느 날, 군 입대 전 10대 때 알게 .. 더보기
[월드 프리즘31] 기후변화 부정하는 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191104/주간경향 제1350호) 미국의 다국적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의 재판이 시작된 10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시민들이 뉴욕 맨해튼 법원 앞에서 ‘#엑손은알았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 검찰총장은 지난해 10월 엑손모빌이 기후변화의 위험성과 잠재적 비용에 관해 투자자와 주주 등을 속여 재산상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EPA연합뉴스 ‘담배 피해소송’에 비견되는 ‘기후변화 피해소송’의 역사적인 재판이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법원에서 시작됐다. 원고는 피해자들을 대신한 뉴욕 검찰총장, 피고는 미국의 다국적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이다. 뉴욕 검찰총장은 지난해 10월 엑손모빌이 잠재적인 기후변화 비용을 호도해 손해를 봤다는 주주와 투자자들을 대신해 엑손모빌을 기소했다. 주주들의 피해 추정액수는 4억.. 더보기
[월드 프리즘30] ‘9·11 영웅’ 줄리아니는 어쩌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이 됐나?(191028/주간경향 1349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2018년 8월 1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한때 ‘9·11 영웅’이던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으로 추락했다. / AP연합뉴스 “도대체 루디 줄리아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1980년대 미국 뉴욕에서 범죄를 소탕한 검사로 이름을 날리고, 2001년 9·11 테러 당시 영웅으로 불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75)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으로 등장하면서 터져나오는 질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종합해보면 줄리아니는 마리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를 축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자신의 측근인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사업가 레브 파너스와 이.. 더보기
[월드 프리즘29]미국 정치의 블랙홀이 된 우크라이나(191021/주간경향 제1348호)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9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조지타운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터지면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가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사실 또한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AFP연합뉴스 대통령 취임 후 2년여 동안 괴롭혀온 ‘러시아 게이트(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에서 벗어나니 이번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발목을 잡는다. 비영리 진보매체 ‘트루스아웃’이 ‘트럼프 부고기사의 첫 줄이 쓰여졌다’는 칼럼으로 조롱한 탄핵조사의 대상이 됐다. 취임 후 바람 잘 날 없는 악재의 연속이었지만 탄핵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민주당도 마냥 신이 나는 것만은 아니다. 탄핵.. 더보기
[월드 프리즘28] 트럼프의 '사우디 퍼스트' 중동정책의 결과는?(191007/주간경향 1346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공격받았다.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검증을 믿어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에 있다. 다만 누가 이 공격을 일으켰다고 사우디가 생각하는지, 우리가 어떤 조건 하에서 진행할지 등에 대해 사우디로부터 소식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다.” 사우디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미국으로서는 언제든 군사적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사우디가 드론 공격의 범인을 확증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다. 외신들은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며, 미국이 보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 더보기
[월드 프리즘27]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 의도 궁금?…폼페이오에게 물어봐!(190930/주간경향 1345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매입 소동으로 시끄럽던 지난 8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 에어리어에서 활동하는 기자 케이시 톨런은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RNCC가 그린란드가 포함된 미국 지도를 새긴 티셔츠로 정치자금을 모금하고 있다: ‘미국의 성장을 도우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수고를 지원하자.’” RNCC는 미 의회에서 공화당 의원의 숫자를 늘릴 목적으로 결성된 조직인 공화당 전국의회위원회다. RNCC는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를 정치자금 모금에 최대한 활용하려고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하려 한 것이다. RNCC 트위터를 보면 티셔츠의 가격은 최소 25달러다. 이를 보도한 영국 매체 는 톨런 기자가 티셔츠 판매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자 RN.. 더보기
[월드 프리즘26]트럼프는 '장관'보다 '대행'을 좋아해(190923/주간경향 1344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를 두고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조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조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실패-자유한국당의 조 후보자 해명 반박 기자간담회-청와대의 재송부 요청-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합의…. 고위 공직자의 인사청문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보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과정이 먼저 시작되고 발달된 미국도 행정부마다 각료 인준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장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가 되려면 상원의 인준을 통과해야 한다. 미국 헌법은 장관 등 중요 공직자에 대한 인사권을 대통령과 의회가 공유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 지명권을 갖고, 상원은 인준 권한을 행사한다. 대통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