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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1]오바마는 다를까(170504)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걸까. 버락 오바마가 퇴임 대통령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자마자 고액 강연료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4일 오바마가 오는 9월 월가의 한 투자은행이 주최하는 건강보건 관련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대가로 40만달러를 받기로 한 사실이 공개됐다. 공교롭게도 이를 폭로한 매체는 재임 동안 그를 괴롭혔던 폭스뉴스그룹 계열의 ‘폭스 비즈니스’였다. 사흘 뒤에는 한 미디어 기업이 주최한 홍보 행사에서 인터뷰 대가로 40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잇따른 고액 강연·인터뷰료로 비난받은 오바마의 심경은 어떨까. ‘남들도 다 하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래?’라며 억울해하고 있을까. 아니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일각에서는 그가 단 한 번의 연설로 대졸자 평생 수입의 6분의 1을 벌었.. 더보기
[사설]대선 정책 검증 - 재탕 대책으로는 미세먼지 못 잡는다(170501) 봄철이면 대한민국 전체가 미세먼지 공포에 짓눌린다. “숨 좀 제대로 쉬어보자”는 아우성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시민들의 바람을 담아 미세먼지 대책을 ‘10대 공약’에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석탄화력발전소와 노후 경유차를 줄이며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그간 논의해온 대책을 취합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문제다. 미세먼지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게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저감대책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미착공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계획 취소와 재검토를 약속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더보기
[여적]오바마의 고액 강연(170428) 조찬제 논설위원 흔히 탐욕스러운 자본가나 기업가를 비난할 때 ‘살찐 고양이(Fat Cat)’라는 말을 쓴다. 이 말은 192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할 때부터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거액을 기부하는 부자를 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현재 의미로 굳어졌다. 당시 금융위기를 극복해야 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임기 동안 월가 은행가들을 자주 ‘살찐 고양이’에 비유했다. 그는 2009년 CBS 방송 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월가의 살찐 고양이 은행가 무리를 도우려고 출마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의 후계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월가 고액 강연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살찐 고양이’ 비난이 오바마에게 부메랑이 돼 .. 더보기
[여적]39세 대통령(170425) 조찬제 논설위원 미국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대통령이 된 이는 시어도어 루스벨트였다. 1901년 9월 전임자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되자 부통령이던 그가 직을 이어받았다. 만 42세였다. 1904년 대선에서 당선된 그는 선출된 사례로도 미 대통령 가운데 2번째로 어렸다. 선출된 최연소 대통령은 만 43세의 존 F 케네디다. 현재 국가 지도자 가운데 가장 어린 이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다. 1982~84년생으로 알려진 김정은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최고지도자가 됐으니 당시 20대 후반~30대 초반이었다. 독재국가나 세습왕국에서는 김정은보다 어릴 때 승계한 이가 제법 있다. 아버지 ‘파파 독’(프랑수아 두발리에)이 사망하자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아이티의 독재자 ‘베이비 독’.. 더보기
[여적]은행강도(170424) 조찬제 논설위원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다룬 영화에는 은행강도가 단골소재로 나온다. 대공황 시절에도 은행강도가 설쳤다. 워런 비티 주연의 (원제 Bonnie and Clyde)가 대표적이다. 미 역사상 첫 은행털이 사건은 1798년 8월 말 필라델피아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위조 열쇠로 금고문을 연 것이어서 엄밀한 의미의 은행강도는 아니다. 첫 은행강도는 65년 뒤인 1863년 12월15일 매사추세츠주에서 발생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은행강도 사건은 정치적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스탈린이 연루된 ‘1907 티플리스 은행강도 사건’이다. 제정 러시아 시절인 1907년 6월26일 카프카스 지역의 티플리스 예레반광장(지금의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자유광장)에서 수류탄 폭발음과 총성이 진동했다. 소.. 더보기
[사설]칼빈슨호 혼란으로 동북아 불안 부추긴 트럼프(170421) 북한의 미사일·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8일 한반도 쪽으로 이동한다던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열흘이 지나서야 선수를 돌렸다고 한다. 한반도 4월 위기설의 한 축이었던 칼빈슨호의 한반도 조기 배치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칼빈슨호가 긴급히 항로를 변경했다는 소식에 큰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걱정한 한국민으로서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미국은 거짓 정보로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킨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칼빈슨호의 한반도 이동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최고당국자들이 확인해주면서 기정사실화됐다. 미 태평양사령부가 처음 거론한 뒤 지난 10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재확인,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등이 이어졌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비하기 위해 호주로 향하던 뱃머.. 더보기
[사설]용산기지 발암물질 은폐한 환경부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170420) 환경부는 18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내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 벤젠이 허용기준치의 최대 162배 초과 검출됐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한·미 합의에 따라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한 3차례 조사 가운데 1차 조사 결과다. 서울시가 기지 외곽에서 측정한 벤젠의 최대 오염도인 기준치 647배 초과보다는 낮지만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용산 기지가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을 확인시켜주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공개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번에 공개된 지역은 용산구청 맞은편 반경 200m 안이다. 시민단체들이 미국 정보자유법을 통해 최근 입수해 공개한 용산 미군기지 내부 유류 유출사고는 모두 84건으로, 이곳에서는 1998년 2차례, 2015년 1차례 등 3건이 발생했다. 이로 미뤄본다면 용산 기지 .. 더보기
[여적]술탄(170418) 조찬제 논설위원 이슬람에서 지도자를 뜻하는 대표적인 용어가 칼리프와 술탄이다. 흔히 칼리프는 종교지도자, 술탄은 정치지도자로 통한다. 칼리프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사후에 그를 대리하는 인물에게 부여된 칭호다. 술탄은 칼리프가 통치하는 지역의 통치자를 의미하며, 칼리프보다 나중에 등장했다. 다시 말하면 술탄을 임명하는 지위에 있는 자가 칼리프다. 그러나 오스만제국(1299~1922) 시기 두 지위가 역전됐다. 이때부터 술탄은 이슬람 최고 지도자를 뜻했다. 보통은 1922년 터키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에 의해 무너진 오스만제국의 군주를 의미한다. 623년 동안 36명이 이 칭호를 받았다. 오스만제국이 무너지면서 술탄이라는 용어도 사실상 사라졌다. 지금은 오만과 브루나이가 정부 형태로 술탄.. 더보기
[사설]세월호 3주기를 기억하는 아주 나쁜 방법(170417)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식이 16일 안산·목포신항·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대선후보들은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런데 유독 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였다. 홍 후보는 “정치권에서 얼마나 많이 우려먹었나. 더 이상 정치에 이용하는 그런 것을 안 했으면 한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한마디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이 정치적 행위라는 것이다. 지난해 2년 기억식에 참석했던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불참했다. 그 이유는 군색하게도 예년과 달리 대선 정국을 맞아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기억식에 불참한 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민안전의날 국민안전다짐대회에.. 더보기
[사설]미세먼지 대책 낸 문·안, 화려한 공약보다 실천의지가 중요(17041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각각 미세먼지 대책을 공개했다. 문 후보는 어제 4~5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전면 중단, 미세먼지 대책 한·중 정상회담 의제 격상, 유치원·학교의 공기질 향상을 위한 비상조치 즉각 실시를 뼈대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지난 주말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재난으로 관리, 미세먼지 기준 국제수준 강화, 중국에 할 말 하는 환경외교 필요 등 6대 제안을 내놓았다. 문 후보의 대책이 안 후보보다 내용이 좀 더 풍부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후보 간에 큰 차이는 없다. 석탄화력발전소 승인 취소나 신규 건설 중단, 선진국 수준으로 미세먼지 기준 강화, 중국과의 환경공조 강화 등 목표가 대동소이하다. 두 유력 대선후보가 시민의 관심사인 미세먼지 대책을 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