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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동백나무 심은 뜻은(170707) 독일 베를린과 경남 통영. 두 도시를 아우르는 인물이 있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1917~1995)이다. 선생은 통영에서 음악적 소양을 길렀고, 베를린에서 꽃을 피웠다. 선생에게 두 도시는 둘이 아닌 하나였다. 베를린에는 윤이상 하우스가 있고, 통영에는 선생의 이름을 딴 거리와 기념공원이 있다. 해마다 선생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도 열린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또 다른 상징물이 생겼다. 동백(冬栢)나무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지난 5일 베를린에 있는 선생의 묘소를 찾아 통영에서 가져간 동백나무를 기념으로 심었다. “선생이 살아생전 일본에서 타신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보시고 정작 고향땅을 못 밟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많.. 더보기
[여적]"나, 와튼 나온 남자야!"(170705) “난 아이비리그 학교를 다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자주 한 말이다. 멍청하지 않고 똑똑하다는 것을 반대자들에게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트럼프는 아이비리그의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 스쿨 출신이다. 뉴욕에 있는 포드햄대를 다니다 3학년 때 편입해 1968년 졸업했다. 와튼 스쿨은 우리에게 MBA 과정이 유명한 비즈니스 스쿨로 알려져 있다. 시카고대·컬럼비아대·하버드대·노스웨스턴대·MIT·스탠퍼드대 비즈니스 스쿨과 함께 M7으로 불린다. 그런데 와튼 스쿨에는 MBA 과정만 있는 게 아니다. 학부(경제학) 및 박사 과정도 있다. 트럼프는 학부를 마쳤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와튼 스쿨 졸업생임을 늘 자랑스러워했다. 그의 장남 트럼프 2세, 딸 이방카와 티파니도 와튼 스쿨을 나왔다. .. 더보기
[여적]‘3년천하’ 이슬람국가?(170701) 2014년 6월29일.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탄생한 날이다. 최고 지도자 알바그다디는 이날 ‘칼리프 국가’를 선언했다. 이슬람 최고 종교지도자를 뜻하는 칼리프가 통치하는 나라를 자신의 세력권인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세우겠다고 세계에 알린 것이다. 물론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은, 자칭 국가였을 뿐이다. 알바그다디가 이를 선포한 곳은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였다. 12세기 말에 지어진 모술의 상징물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3년이 된 지난 29일, 이라크 정부는 칼리프 국가의 종식을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개시한 반격으로 알누리 대모스크를 비롯해 모술 지역 대부분을 탈환했다는 것이다. 이라크군의 모술 탈환은 의미가 크다. 칼리프 국가 종식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더보기
[경향의 눈3]오소프는 왜 ‘미국판 마크롱’이 되지 못했나(170629) 존 오소프. 열흘 전까지만 해도 그를 잘 알지 못했다. 언젠가 미국 언론에서 그의 이름을 언뜻 본 것 같지만 관심 밖이었다. 어느 누가 남의 나라의 보궐선거와 이름 없는 정치인에게 관심을 가질까. 그런데 알고 보니 무시해도 될 보궐선거가 아니었다. 두 후보 진영에는 사활이 걸린 선거였다. 투입된 선거자금만 5500만달러가 넘었다. 보궐선거 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투표율도 역대 최고였다. 이제껏 이런 선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박진감도 있었다. 그 중심에 오소프가 있었다.지난 20일(현지시간) 끝난 미국 조지아주 6선거구 보궐선거 이야기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후 하원의원들의 정부직 진출로 보궐선거를 치른 4곳 중 한 곳이었다. 트럼프 심판이 쟁점이었지만 네 곳 모두 공화당 아성인 탓에 민주당은 전패했다.. 더보기
[사설]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 46개국 중 45번째라는 참담함(170627)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주요 국가 가운데 꼴찌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내놓은 ‘녹색성장지표2017’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전체 에너지 공급의 1.5%에 불과하다. OECD 회원국과 주요 20개국 등 조사 대상 46개국 가운데 45번째로, 끝에서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부끄럽고 참담한 ‘재생에너지 후진국’의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잠재적인 주요 재생에너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는 OECD 지적에는 말문이 막힐 뿐이다. 실제로 한국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1990년 1.1%에서 25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재생에너지가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6.04%에서 1.42%로 오히려 줄어.. 더보기
[여적]트럼프가 거짓말을 안 할 때(170626) “나는 이라크 침공을 원하지 않았다.” “나는 (시사주간) 타임 표지로 14번 또는 15번 나왔다. 타임 역사상 전대미문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다음날인 지난 1월21일에 한 말이다. 둘 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트럼프는 이라크 침공을 찬성했다. 트럼프가 타임 표지에 나온 횟수는 11번이며, 가장 많이 표지에 등장한 인물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다. 닉슨은 55차례나 타임 표지를 장식했다. ‘트럼프는 입만 열면 거짓말한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뉴욕타임스가 그의 거짓말 목록을 지난 23일 공개했다. 취임 첫날부터 지난 22일까지 총 154일을 분석했다. 거짓말을 한 날은 114일이다. 4일 중 3일은 거짓말을 한 셈이다. 특히 취임 당일부터 2월 말까지 40일 연속 거짓.. 더보기
[여적]살인폭염(170621) 2003년 여름은 유럽에 악몽이었다. 그해 7~8월 유례없는 폭염이 덮쳤다. 기록상 1540년 이래 가장 더웠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 포르투갈, 네덜란드, 독일 등 각국에서 7만여명이 숨졌다. 말 그대로 ‘살인폭염’이었다. 최근 세계를 달구고 있는 때 이른 무더위도 그 폭염을 닮았다.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지난 19일(현지시간) 최고 기온은 47.8도였다. 1990년 이 도시가 기록한 미국 도시 지역 역대 최고 기온인 50도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일부 지역은 4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중동 지역은 50도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말 파키스탄 투르밧 지역의 기온은 53.5도까지 치솟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가장 무더웠던 해’는 매.. 더보기
[여적]특권층 자녀(170620) 2013년 1월 국내 최대 재벌 부회장 아들의 중학교 부정입학 사건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귀족학교’로 통하는 모 국제중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것이 문제였다. 한국 최고 부자의 아들이 사배자라니. 시민들의 분노는 당연했다. 학교 측은 부모가 이혼해 사배자 전형의 ‘한부모가족’ 대상이라고 해명했다. 국제중 일반전형은 모집정원의 3배수를 뽑아 공개추첨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돈이 많고 권력이 있어도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사배자 전형은 서류 심사만 통과하면 합격할 수 있다. 소위 ‘빽’이 통하는 것이다. 특권층 자녀의 입시부정만큼 학부모를 허탈하고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입시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의 .. 더보기
[사설]런던 아파트 화재가 드러낸 영국 신자유주의의 폭력성(170617) 지난 14일 새벽에 발생한 런던 그렌펠타워 아파트 화재 참사는 그동안 감춰져 있던 영국 사회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번 참사는 화재경보기 미작동, 스프링클러 미비, 당국의 화재 위험 경고 묵살 등이 얽혀 일어난 전형적인 인재(人災)다. 희생자도 대부분 이민자와 저소득층이다. 이는 이번 참사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영국인들의 분노가 참사의 원인인 사회 구조적 모순과 이를 외면해온 보수당 정부를 향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참사가 세계 금융중심지 런던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렌펠타워는 신자유주의가 낳은 빈부격차 및 사회 양극화의 상징물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지원주택인 이 아파트는 런던 최고 부촌 인근에 위치해 있다. 런던에 전 세계 자본가들이 몰려들면서 부.. 더보기
[여적]태양왕 마크롱(170615) CNN방송은 지난 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표현했다. 마크롱의 신당 ‘앙마르슈’가 총선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날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다음날 그를 태양왕으로 불리는 프랑스 절대군주 루이 14세에 비유했다. 이 같은 평가는 지난달 7일 대통령 당선 이후 그가 보여준 거침없는 행보와는 상반된다. 마크롱은 ‘악수 배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를 꺾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베르사유 궁전에 불러들여 위세를 과시했다. 최근 총선에서 패배해 궁지에 몰린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나서는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 회유와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그래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마크롱이 독재자나 태양왕 루이 14세 이야기를 듣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