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편집실에서39]유권자 혁명은 계속돼야 한다(2016.05.03ㅣ주간경향 1174호)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버스를 타고 출근하다 보면 곳곳에서 당선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총선 이후 흔한 풍경이다. 흘끗 쳐다보며 총총걸음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손을 들어 화답하거나 미소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당선자에게 달려가 악수를 청하는 적극 지지자들도 눈에 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승패를 떠나 입후보자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박수 받을 이들은 따로 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과 야권 혁신에 대한 열망 표출이라는 절묘한 결과를 만든 유권자들이다. 이번 총선은 한마디로 ‘유권자 혁명’이라고 부를 만하다.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국민 대다수는 ‘여소야대’ 구도를 예상하지 못했다.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눈살을 .. 더보기 [편집실에서38]갈아엎는 4월(2016.04.26ㅣ주간경향 1173호) 붉은색, 푸른색, 녹색, 노란색, 회색 다섯 가지 색깔로 칠해진 지도는 아름답다. 마치 봄꽃이 만연한 봄 산을 보는 것 같다. 다섯 색깔의 조화로 이 땅에 상서로운 기운이 넘쳤으면 하는 상념에 젖어 형형색색의 20대 총선 정당별 의석 확보 지도를 보는데,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언제부터 이 아름다운 4월에 총선이 치러졌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니 17대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그 이상은 도통 알 수가 없다. 찾아 보니 20년 전 15대 총선 때부터였다. 13대 때도 4월에 치러졌으나 15대 때부터 4월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4월은 1996년부터 4년마다 ‘총선의 달’인 셈이다. 우리에게 4월은 총선의 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원초적으로 4월은 ‘잔인한 달’이자 ‘저항의 달’이다. 잔인한 달의 이미지는 학.. 더보기 [편집실에서37]한국의‘존 도’를 기다리며(2016.04.19ㅣ주간경향 1172호) 꼭 3년 전이었다. 2013년 4월 3일,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조세회피처 폭로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케이맨제도 등 유명 조세회피처에 있는 유령회사 12만여곳과 170여개국의 정치인·기업인·유명인 등 약 13만명의 탈세 및 돈세탁 실태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우연의 일치일까, 의도한 걸까. 그로부터 정확히 3년 뒤인 지난 4월 3일, 2차 조세회피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가 폭로됐다. 이번 폭로 주체도 ICIJ다. 공개 자료는 3년 전보다 10배나 많은 1150만건이다. 200여곳 이상의 국가 및 지역이 관련된 21만4000여개의 페이퍼컴퍼니 정보를 담고 있다. ICIJ의 수고가 없었더라면 각국 지도자를 포함한 유명인들의 조세회피 실체는 드러나지.. 더보기 [편집실에서36]유권자의 뜻을 거스르는 정치(2016.04.12ㅣ주간경향 1171호) “버니 샌더스가 72.7%를 얻었지만 나는 유권자들의 뜻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3월 26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버니 샌더스가 워싱턴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리한 뒤 그 주 출신 하원의원 릭 라슨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글은 논란을 일으켰다.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유권자의 뜻을 존중해 샌더스 지지를 당부하는 글로 채워졌다. 흥분한 일부 지지자는 샌더스를 지지하지 않을 경우 낙선시키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샌더스는 워싱턴주 코커스에서 약 73%를 득표해 27%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을 압도적 표차로 이겼다. 특히 라슨이 속한 선거구에서의 샌더스 득표율은 81%나 됐다. 당연히 더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은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닌가. 그런데도 샌더스를 지지하지.. 더보기 [편집실에서35]민(民)은 졸(卒)이 아니다(2016.04.05ㅣ주간경향 1170호) 여야의 20대 총선 후보 공천 결과는 정치에 환멸을 주기에 충분했다. ‘갑질 공천’ ‘셀프 비례 공천’ ‘계파 간 갈등’ 등 부정적 레토릭이 난무했다. 공천 잡음은 선거 때만 되면 나오게 마련이지만 정도 문제다. 이번 공천자 상당수는 엘리트들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대의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여당은 극단주의자마저 껴안아 오른쪽으로 한 발 더 나갔다. 친박 세력의 비박 학살 공천에 이은 친박 간의 진박 다툼까지, 차기 대권주자들의 힘겨루기 장으로 변질됐다. 야당은 이른바 민주화세력을 솎아냈다. 스스로 야성마저 버렸다. 한마디로 토론은 실종되고, 여야가 작정해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반감과 혐오를 심어준 시간이었다. 판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이제는 표를 달라고 한다. 평소에는 안중에도 없던 국민을 떠받.. 더보기 [편집실에서34]우리 동네 예비후보 세 분(2016.03.22ㅣ주간경향 1168호) 내가 사는 경기도 파주시의 20대 총선 예비후보 3명이 최근 잇따라 매스컴을 탔다. 두 명은 현역 국회의원이다. 나머지 한 명은 시장을 두 차례 지낸 인사다. 현역 의원 중 한 명은 3선의 집권당 사무총장이다. 세 사람이 매스컴을 탄 직접적인 사유를 살펴보면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축소판 같다. 막말 논란과 취업 청탁 같은 도덕성 논란은 물론 집권당의 계파 간 공천을 둘러싼 싸움, 제1야당의 물갈이 공천, 그리고 국회의원에 임하는 후보의 자세와 후진적 정치문화가 얽혀 있다. 볼썽사납고 씁쓸한 장면들이다. 첫 번째 인사는 내 옆 동네 국회의원인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보온병 포탄’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그는 지난 10일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독.. 더보기 [편집실에서33]날개 단 국정원(2016.03.15ㅣ주간경향 1167호)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으로 야권 의원들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될 무렵인 지난달 하순. 미국의 정치전문지 는 민주당의 대선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가 40여년 전 ‘중앙정보국(CIA) 해체’를 언급한 사실을 보도했다. 1974년 10월 샌더스가 CIA를 “사라져야 할 위험한 기관”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샌더스는 반전단체 자유연합당 후보로 버몬트주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고 있었다. 의 보도 계기는 샌더스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 간 최근 토론이었다. 샌더스는 토론에서 1953년 CIA가 이란의 모하메드 모사데크 정권 전복 쿠데타를 지원한 사실을 언급했다. 는 샌더스 발언에 대한 클린턴 후보 측의 반응도 실었다. “그(샌더스)가 최고사령관 자격이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보도가 파문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후보.. 더보기 [편집실에서32]불신의 DNA를 믿음의 DNA로(2016.03.08ㅣ주간경향 1166호) 박근혜 대통령이 2월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았다. 질문 하나를 던져 보자. 박 대통령 집권 3년을 집약하는 용어를 하나만 꼽으라면?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청와대가 꼽은 용어는 ‘국민’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 취임 3주년을 앞두고 3년간 공개발언 1342건을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그 결과 국민, 대한민국, 경제, 발전 등의 순으로 나왔단다. 국민은 5029회, 대한민국은 4412회, 경제는 4203회 언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과 대한민국은 주로 관용적 의미로 사용된 만큼 실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경제로 봐야 한다”는 각주를 달았지만 입만 열면 국민과 국가를 강조하는 박 대통령의 애민과 애국은 감출 수 없을 터이다. 청와대의 답변이 정답인지 오답인지 정확히 가릴 방법은 물론 없다. 지.. 더보기 [편집실에서31]거짓말 정부(2016.03.01ㅣ주간경향 1165호) ‘정부는 거짓말한다.’ 미국 언론인 I F 스톤이 한 말이다. 언론인의 사명을 함축하고 있어 늘 가슴에 새겨 왔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에서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이르는 과정을 보며 새삼 이 말이 떠올랐다. 정부의 대응논리가 거짓투성이이기 때문이다. 불법행위를 옹호하려다 보니 또 다른 거짓말을 하거나 억측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곤궁한 처지. 박근혜 정부가 그렇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개성공단 임금 70% 핵개발 전용’ 발언을 보자. 홍 장관은 지난 12일 핵무기 개발 전용 의혹과 관련해 “여러 관련 자료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은 그게 사실이라면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 2094호 위반(허위 보고)이라고 지적했다. 대북결의안 2094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더보기 [편집실에서30]샌더스가 만드는 희망의 길(2016.02.23ㅣ주간경향 1164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탓으로 가라앉았던 설 연휴 분위기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진 것은 미국 대선 관련 소식이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자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는 9일(현지시간)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큰 표 차이(21.7%포인트)로 이겼다. 0.3%포인트 차의 아이오와 코커스 석패를 만회하고 대선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물론 몇 시간 후 한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맞불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발표하는 바람에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았지만 말이다. 샌더스의 압승이 예견된 까닭에 내 관심사는 그 뒤에 나온 뉴스였다. 거기서 샌더스 바람이 돌풍에 그치지 않고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의 근거를 봤기 때문이다. 그것은 선거자금 모금 관련 소.. 더보기 이전 1 ··· 52 53 54 55 56 57 58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