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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미국의 원전 건설 중단(170803)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 약 90억달러(약 10조1000억원), 추가로 투입될 비용 약 160억달러(18조원). 이쯤되면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쉽지 않다. 미국의 전력회사 두 곳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짓던 VC서머 원전 2기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2013년 착공한 원전 2기는 완공까지 공정이 40%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회사 측은 공사 지체에 따른 비용 증가, 전력 수요 정체, 저렴한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와의 경쟁 등의 이유를 들었지만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다. 2008년 계약 당시 추정 공사비는 115억달러(12조9000억원)였다. 하지만 공사가 지체되면서 비용은 산더미처럼 불어나 250억달러(28조1000억원)로 전망됐다. 천문학적인 매몰비용을 감수.. 더보기
[여적]미·러 외교전쟁(170801) 2009년 11월 러시아에서 정부의 탈세를 조사하다 당국에 체포돼 감금된 변호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1년 불법감금 시한이 끝나기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그의 이름은 세르게이 마그니츠키로, 37세였다. 마그니츠키의 감금과 죽음으로 러시아 정부의 탈세와 인권탄압 실태는 만방에 드러났다. 마그니츠키는 러시아 부패에 저항하다 숨진 상징으로 떠올랐다. 3년 뒤인 2012년 미 의회는 마그니츠키를 기리기 위해 러시아 인권탄압을 규탄하는 법안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그해 12월 발효된 ‘마그니츠키 법안’은 러시아의 인권침해 사범의 입국 금지 등을 담고 있다. 러시아는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며 맞불 조치를 취했다. 미국인의 러시아 아동 입양을 금지시킨 것이다. 이 사건은 1990년 냉전 종식 이후 미·러관계를 .. 더보기
[경향의 눈4]미래에서 온 535조달러 청구서(170727) 숫자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그 크기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같은 숫자도 단위에 따라 천양지차이기 때문이다. 숫자 535 뒤에 조 단위가 붙고, 또 그 뒤에 달러가 붙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액수가 된다. 535조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경원이다. 경은 조보다 1만배나 크다. 0의 개수만 16개나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결코 마주칠 수 없는 숫자다. 얼마나 큰 액수인지 짐작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비교를 하면 피부에 와닿을지 모르겠다. 1400조원대인 한국 가계부채보다 429배나 많은 액수다. 18조1247억달러(2015년 기준)인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해도 약 30년치에 해당하는 돈이다. 어쨌든 이 천문학적인 535조달러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은가. 현재 인류가 처.. 더보기
[여적]트럼프의 '셀프 사면'(170724) 대통령의 고유권한 가운데 하나가 사면이다. 형벌권 전부 또는 일부를 없애는 것으로, 특정 죄에 대해 실시하는 ‘일반사면’과 특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사면’이 있다. 최근 청와대는 광복절 특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취임하면 으레 광복절 특사가 있었기에 혹시나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했을 법하다. 미국의 경우 사면은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 때부터 있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2명만 사면권을 한 번도 행사하지 않았다. 취임 한 달 만에 폐렴으로 사망한 9대 윌리엄 헨리 해리슨과 취임 4개월 때 총에 맞아 두 달 뒤 사망한 20대 제임스 가필드다. 칠면조도 ‘사면혜택’을 누린다. 대통령이 백악관 추수감사절 기념행사로 칠면조를 살려주는 특별사면을 명령하는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 더보기
[여적]지폐 속 여성(170720) 2015년 6월 미국 재무부는 10달러 지폐에 새겨진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을 2020년에 여성으로 바꿀 것이라고 발표했다. 찬반 논란과 함께 누가 미국의 첫 지폐 속 여성이 될지 관심이 고조됐다. 흑인 노예제 폐지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10개월 뒤인 2016년 4월 재무부는 10달러 대신 20달러 인물을 바꾸기로 했다. 20달러 인물은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이다. 노예 소유주 논란으로 옛날부터 교체 대상 1호였다. 지폐 속 첫 여성 타이틀은 터브먼에게 돌아갔다. 잭슨은 퇴출을 면하고 뒷면으로 쫓겨난다. 첫 흑인 대통령 시대를 맞아 첫 흑인 지폐 인물이 탄생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이 계획을 번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지폐에 등장하는 여성.. 더보기
[사설]류샤오보 옥중 사망, 중국의 인권침해를 규탄한다(170715)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13일 오후 끝내 숨을 거뒀다. 그의 죽음은 중국 정부에 의한 타살이나 다름없다. 류샤오보는 부당한 국가권력에 저항한 인권과 자유의 투사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그를 반정부 인사로 낙인찍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하고, 외국에서 치료받게 해달라는 마지막 요청마저 거부했다. 전 세계에서 일고 있는 애도의 물결은 위대한 인간을 잃은 데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지만 중국 당국의 비인도적인 처사와 중국의 인권침해에 침묵해온 국제사회에 대한 분노이기도 하다. 한 인간의 생명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이 국가권력과 국익 앞에 짓밟히는 비정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제사회가 류샤오보 문제를 제기하면 내정간섭이라고 무시하던 중국 정부는 규.. 더보기
[여적]룰라의 몰락(170714) 시작은 돈세탁 수사였다. 2014년 3월 중순, 브라질 경찰은 수도 브라질리아의 한 주유소가 돈세탁 장소임을 포착했다. 연루된 범죄조직의 두목을 조사한 결과 그가 브라질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간부로부터 차량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페트로브라스 간부들이 계약을 대가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브라질 검찰은 최대 부정부패 척결운동에 돌입했다. 바로 ‘세차 작전’이다. 이 작전은 ‘브라질 대통령들의 무덤’이 됐다. 지우마 호세프 당시 대통령은 ‘정부회계조작사건’으로 지난해 8월 말 탄핵됐다. 후임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처해 있다. 세계 최대 육류가공회사 JBS 전 회장으로부터 15만달러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기소됐기 때문.. 더보기
[여적]6차 대량멸종(170712) 45억살 지구에 생명체가 등장한 때는 35억년 전이다. 지구는 그동안 생명체의 4분의 3 이상이 사라지는 5차례의 대량멸종을 겪었다. 1차 멸종은 4억5000만년 전이다. 당시 생명체들은 바닷속에 살았는데, 85%가 사라졌다. 가장 최근의 5차는 6600만년 전에 일어났다. 소행성 충돌·화산 폭발·기후변화가 원인이었다. 이때 공룡을 비롯한 지구의 생명체 76%가 사라졌다. 이는 인류를 포함한 포유류가 등장한 계기가 됐다. 가장 가혹했던 때는 생명체의 96%가 멸절한 3차였다. 2억5000만년 전이었다. 지질학적으로 페름기 때 일어나 ‘페름기 대멸종’으로 불린다. 지금 ‘6차 대량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과 멕시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도 그중 하나다. 미 국립과학원회보(.. 더보기
[사설]G20 정상회의 마친 문 대통령의 성과와 과제(170710) 문재인 대통령의 다자외교 데뷔 무대였던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지난 8일(현지시간) 폐막성명 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G20 참석을 포함한 4박6일간 독일 방문은 한반도 문제의 주도적·평화적 해결이라는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새 정부의 과제를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출국 전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 발표로 한반도 위기가 주요 관심사로 대두하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지는 좁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우선 4강 외교의 복원을 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일본 정상과 3자 회담, 중국·일본·러시아 정상과 별도 회담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는 강한 대북 제재.. 더보기
[여적]강한 남자 속의 메르켈(170708) 12년째 독일 총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독일판 철의 여인’ ‘뉴 비스마르크’ ‘프라우 나인’(‘아니요 부인’이라는 뜻). 메르켈이 그만큼 강한 지도자라는 의미다. 실제로 국제무대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남성 지도자들을 휘어잡아왔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정상회의 총리’다. 7~8일 자신이 태어난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메르켈의 진가를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둔 마지막 국제행사인 만큼 국내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G20의 성공이 총선 승리와 4선 총리의 보증수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았다. 여느 때보다 강한 남성 지도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도널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