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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후25/호르무즈 해협과 돌고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 미국이 핵개발 의혹 때문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등 경제제재를 취한 데 따른 조치다. 미국은 이란이 동원할 수 있는 무기로 기뢰, 무장 고속정, 대전함미사일 등을 꼽는다. 이 가운데 기뢰를 가장 두려워한다. 그러나 묘책이 있다. 바로 ‘돌고래 부대’의 투입이다. 바레인에 있는 미 제5함대 사령관을 지낸 팀 키팅 전 제독은 미 공영 NPR방송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돌고래는 해저 물질을 탐지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돌고래의 음파 탐지 능력은 놀랍다. 110m 떨어진 곳에 있는 크기 8㎝의 물체도 탐지한다. 눈을 가리고도 25센트와 10센트짜리 동전을 구분할 정도다. 특히 자연물과 인공물을 구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미 해군은 돌고래의 이런 특성.. 더보기
이란 ‘벼랑 끝 전술’ 무력충돌 부를까(2012.01.10/주간경향 958호) ㆍ미국의 경제제재 맞서 원유 수송 요충지 봉쇄 경고 이란이 2011년 말 서방에서 자국 원유 수출을 막을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란 공격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란 공격론은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미리 공격한다는 것으로, 2012년을 달굴 국제사회의 가장 뜨거운 현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등 서방이 이란 핵개발을 막기 위해 내린 경제제재 조치에 있다. 서방은 이란의 핵개발이 중동 평화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각종 경제제재를 가해왔다. 특히 미국 상원은 12월 15일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 및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 금지 등을 골자로.. 더보기
마감후24/역사를 바꾼 분노와 저항 오랫동안 국제뉴스를 다루면서 2011년만큼 ‘격동의 해’라는 말을 실감해본 적이 없다. 새해 벽두부터 세밑까지 역사적인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워낙 큰 사건들이 많아 되돌아보는 데 숨이 막히고 가슴이 먹먹할 지경이다. 사건을 좇는 데만 급급해 세계사적인 변화의 큰 흐름을 제대로 읽고 짚어내지 못한 것이 아닌지 회한도 든다. 그럼에도 올 한 해의 의미를 정리하자면 ‘분노와 저항의 해’라고 부르고 싶다. 거리로 나선 수많은 사람의 분노와 저항은 인간정신과 시대정신의 표현이다. 이런 점에서 시사주간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시위자(the protester)’를 선정한 데 공감한다. 특히 리처드 스텐절 타임 편집장이 선정 이유로 밝힌 글 가운데 “시위의 물결은 소셜네트워크보다 인간의 마음과 정신이 .. 더보기
미국 대선 깅리치 돌풍은 반사이익?(2011.12.6/주간경향 953호) 타 후보 추문, 말실수에 상대적 지지 상승...약점 많아 초반 인기 그칠 수도 ‘컴백 키드’ ‘와일드 카드’.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경선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68)에게 미 언론들이 붙인 이름들이다. 컴백 키드는 1994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과의 계약’이라는 공약으로 공화당 혁명을 일으켜 총선 승리를 이끌고 이듬해 40년 만에 공화당 출신의 하원의장이 된 깅리치의 부활을 의미한다. 와일드 카드는 그가 내년 대선의 가장 유력한 공화당 후보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64)를 제치고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말이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경선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10월 17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더보기
마감후23/지금은 희망을 점령할 때다 1965년 3월21일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역사적인 행진이 시작됐다. 흑인의 투표권 쟁취를 위한 ‘셀마~몽고메리 행진’이었다. 미 전역에서 참여한 8000여명은 나흘간 약 87㎞를 걸어 25일 목적지인 몽고메리의 주의회 앞에 도착했다. 이 행진은 두 차례의 좌절 끝에 성취한 것이라 의미가 각별했다. 3월7일 첫 행진은 ‘피의 일요일’이라고 불릴 만큼 유혈이 낭자했다. 주 경찰은 셀마의 에드먼드 페티스 다리 위에서 행진하던 약 600명의 흑인을 향해 곤봉과 채찍 세례를 퍼부었다. 이 사건은 다음날 저명한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현장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됐으며, 역사는 바뀌었다. 킹 목사는 3월9일 1000여명을 이끌고 몽고메리로 향했다. 이들은 다시 주 경찰에 막혔다. 그리고 ‘피의 .. 더보기
1% 부자들은 누구인가 (2011 11/1 주간경향 948호) 100만달러 이상 가진 2970만명 전세계 부 총액 38.5% 차지 전세계 곳곳에서 부자들에 대한 반감이 들끓고 있다. 미국을 뒤흔들고 있는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9월 17일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 점령 시위를 시작한 이들은 자신들을 99%의 일반인이라 부르며 나머지 1% 부자를 규탄하고 있다. 월가 시위는 뉴욕의 월가를 넘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도 월가 시위에 동조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도대체 세계 1% 부자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얼마나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기에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을까. 세계 1% 부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스위스의 금융기관인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이 10월 19일 발표한 ‘세계 부.. 더보기
마감후22/프랭클린 다시 읽기 미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반월가 시위’는 노동과 정당한 부의 축적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됐다. 2008년 금융위기의 장본인인 월가 금융인의 탐욕과 부도덕성은 일반 미국인들을 두 번이나 울렸다. 많은 미국인은 금융위기로 초래된 경기침체로 일자리도, 살 곳도 잃었다. 굶주리느냐 마느냐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정부의 구제금융 덕에 살아남은 월가 금융인들은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자기 배만 채운다. 그러면서 시위대의 주장에 정당한 부의 축적이라고 반박한다. 정당한 부의 축적은 미국을 지탱해온 자본주의 정신의 원천이라는 이유에서다. 많은 미국 부자들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반월가 시위가 초래한 정당한 부의 축적에 관한 논쟁은 두 사람을 떠올린다. 이라는 책을 통해 자본주의 .. 더보기
마감후21/리비아의 친구들 프랑스와 영국 등 60개 국가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지난 1일 파리에 모였다.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한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이끄는 새 리비아의 출발을 축하하기 위한, 전승국 잔치 같은 자리였다. 한국에서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리비아의 친구들’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과도국가위에 축하선물로 150억달러의 지원을 약속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에 반대해온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도 참석했다. 카다피 이후 리비아 재건 논의에서 제몫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러시아는 염치가 있었는지 회의 직전 과도국가위를 인정하고, 모스크바 초청을 약속했다. 반면 중국은 유엔 주도의 재건을, 브라질은 외부 간섭 배제를 강조하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 중.. 더보기
제3세계의 영웅 vs 잔인한 독재자(2011.09.06/주간경향 941호) 1969년 9월 1일 27세의 나이에 쿠데타에 성공해 42년간 철권통치를 해오다 국민들에 의해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69)만큼 다양하면서도 상반된 평가를 받는 현대 지도자도 드물다. 카다피는 야누스의 이미지를 지닌 독특한 지도자로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그는 제3세계에서 반미·반식민주의의 상징이었다. 카다피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대내적으로는 직접민주주의와 이슬람적 요소를 결합한 ‘인민권력’이라는 독특한 체제 실험을 통해 다양한 개혁정책을 펼치고, 대외적으로는 반식민주의·반서방 노선을 걸으면서 제3세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반면 서방세계로부터는 테러 후원자이자 잔인한 독재자로 지탄받았다. 카다피의 트레이드 마크는 장황한 연설과 여성에 대한 편력, 독특한 복장과 베.. 더보기
마감후20/우리 안의 '브레이비크'들 지난 2일 오후, 기자를 찾는 전화가 왔다. 점잖은 목소리의 남성은 북유럽 극우정당의 뿌리를 다룬 기사(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012110355&code=970205)를 보고 궁금한 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다문화주의’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기사 내용과 관련한 내용이 아니어서 답변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다음 번에는 한국의 다문화주의 실태를 다뤄달라”고 부탁했다.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는 순간이었다.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산에 가면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인을 폭행하고, 심지어 여자를 성폭행하는 일이 다반사인데….” .. 더보기